특히 오늘이 날인거 같았다.
춘천은 다시 겨울이 돌아온 듯 추웠다.
봄의 계절... 5월이 부끄럽게 고개를 돌린다.
세월이 지나면 이곳 저곳이 편치않다.
내 나이 먹어가는줄도 모르고 지내왔다.
병실에 박힌 아버지의 나이를 보고 깜짝 놀란다. 새삼스럽게...
춘천에는
대학병원이 2개다.
- 인구 30만이 안되는 중소도시에 대학병원이 두개나 위치했다는 것은 대단한 잇점이 아닐까 싶다.
예전 춘천의료원에서 증축을 거쳐 변신한 강원대병원과 춘천을 80년대 초반부터 지켜온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건강검진을 받아온 춘천성심병원에 입원하신 아버지... 그 곁을 지키기위해 오랜만에 찾은 한림대병원은--- 세월은 어쩔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낡았다...
위에 선종을 떼는 시술.
병원 내 보호자들은 항상 배고프다고 했던가?
마취가 풀리고 진정되신 아버지를 뒤로하고 늦은 4시, 늦은 점심을 하기 위해 한림대 근처를 배회하다 발견한
칼국수집...
근처를 배회하다 가정집같은 친근한 분위기의 담칼국수 집에서 주린 배를 채우기로 한다.
잘 먹고 열심히 간호해야겠다. 다짐!
- 담 칼국수의 담? 집과 집 사이를 구분해주는 그 담인가~ 알고보니 토끼같은 자식의 이름을 땄다고 한다.
- 얼큰한 담칼(이 집의 메인인듯)
매콤한, 짬뽕같은? 학생들이 좋아할 맛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우리는 해물칼국수와 파전을 초이스했으므로 그 맛은 주인분의 설명으로 상상해본다.
메인~ 칼국수가 뜨기 전
입맛을 돋구기위한 에피타이져~
보리밥에 무생채, 잘 무쳐진 콩나물,
여기에 새곰한 고추장과 고소고소 참기름을 둘러 뚝딱 비벼 입속으로 오물오물 하던 찰나~
우선 푸짐한 해물
- 크나큰 미더덕~ 그 향이 코를 찌르고,
곳곳에 새우도 보이고,
튼실한 살 알알이 박혀있는 꽃게도 보인다. 그리고 조개도 많다~
- 탱그르르 칼국수 면발이 익어지기 전 먼저 골라먹으라는 만두를 입속에 집어넣으니 뜨거운 육수에 매콤한 만두속에 입속에 쫙 퍼진다.
해물파전이 곧이어 나오고,
'해물' 플러스 '파'에 충실하게
튼실하고 듬직한 파와 해물이 엉켜있다.
- 이 세상 얼마나 이름을 배신한 음식들이 많은가... 이름에 충실하다는 것~ 그 음식을 만났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행복이다.
전같지 않고 튀김같이
바삭바삭하다.
풍족한 파에 해물... 튀김스러운 전에
얼큰한 칼국수 육수~
막걸리가 생각났다.
긴장이 조금 으스러진 탓일까
한끼 안먹었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챈
야속한 위에
해물칼국수와 해물파전의 앙상블은
폭식을 유발시켰다...
일어날 수 없을만큼 부른 배를 감추자
밀려오는 잠은 곤혹스럽다.
게다가 반찬도 깔끔
- 잘 익은 김치
- 에피타이져 비빔밥(보리밥, 달콤무생채, 아그작씹히는 콩나물무침)
- 얼큰한 해물칼국수(맵기선택가능 / 만두, 풍부한 미더덕, 꽃게, 새우, 다량의 조개들)
- 이름에 충실한 해물파전(튀김같은 바삭함, 크고 튼실한 파, 막걸리를 부르는)
추운 날씨...
추운 마음...
이 한끼로 훈훈해진 몸속을 봄으로 위안 삼으며~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세월에 흐름을 숨길수없는 대학병원
세월은 흘렀지만 시술 잘 마치시고
더 건강해지시려는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곧 봄은 왔고 따뜻함만 감싸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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