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있네. 2018
춘천. 그다방. 호수...그리고 봄
일상의 한줄한줄
2018. 5. 5. 01:23
춘천...... 내가 태어난 곳.
한 때는 떠나고 싶어 발버둥쳤던,
- 이 중소도시의 자그만함에 지쳐갔던,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내 고향이오' 자랑스럽게 소리치고 싶은 내 고향부심의 원천이 된,
봄의 도시 춘천.
비록 아버지의 갑작스런 시술(춘천성심병원 입원) 때문에 내려오긴 했지만,
나 또한 힐링한다.
고향이 주는 또는 춘천이 주는,
한때는 지겨웠지만 떠나있던 7여년 세월.
만약 계속 춘천에 살고있다면 느끼지 못했을 춘천의 또다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놀라하며
나 또한 힐링되어간다.
춘천에 대해 아는가?
무려 세개의 댐에 둘러쌓인
- 소양강댐, 의암댐, 춘천댐
호수의 도시- 정확히 인공호수의 도시이다.
이에 따라 붙여진 호반의 도시,
그리고 뿌연 안개의 도시.
- 그래서 난 늘 비염에 시달렸다.
낭만적인 안개가 도시를 무참히 괴롭힐때도 있지만
- 이는 살아본 사람만이 알것이다.
그 원천인 호수는 춘천의 전체가 되었다.
파랗고 푸른 강과 산으로 둘러쌓인 이 도시는 인공댐을 만나 호수를 만들어냈고, 이젠 이를 보면서 사람들은 힐링을 맛본다.
그리고 그 힐링의 맛에 중독된 사람들은 계속 춘천을 찾는다.
아름다운 호수와 맞닿아 있는 산,
이것이 춘천임을 느끼게 해주는 곳.
'어디가 가장 좋나요?' 란 물음에
'춘천MBC요' 라고 생뚱맞은 답변을 내놓을수밖에 없는건,
호수를 흐뭇하게 널찍이 바라보는 그리 높지않은 산 위에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않는 세모모양의 건물...
자연과 어울려 녹아들어갈 것 같은 이 오묘하고 아름다운 방송국에서
제대로 된 힐링 펀치를 맞을수 있어서가 아닐까?
지은지 오래된...
- 자세하지는 않지만 80년대 후반에 지어진(세월앞에 장사없다. 리모델링 완료)
이 세련미와 자연미는
세상에서 환상적인 케미를 지역과 이뤄내고 있는 방송국이다.
- 다사다난했던 MBC였지않던가?
춘천MBC도 그 소용돌이 앞에서 소리가 컸을듯, 다사다난의 축소판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원래는 알뮤트라는 카페가 있었더랬다.
- 와플이 맛있었다. 그리고 변기모양 그릇도 기억에 선하다.
이젠 그다방으로 변신하였다.
- 춘천의 숨겨진 보물. 춘천옥
춘천옥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회사인 옥산가에서 다양한 문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무대가 바로 춘천... 지역에서 돈을 벌고 이를 그 지역이 아닌 다른 쌩뚱맞은 곳에서 투자하는 경우도 많은데 옥산가는 춘천 바로 그 지역에서 투자하고 있으니 칭찬할만한 일이 아닌가?
옥광산으로 시작, 옥찜질방, 체험관을 시작으로 미술관, 대형서점(데미안, 정말 크다...), 그다방(카페), 그빵집까지--- 캐쉬카우~ 옥광산을 바탕으로 다방면의 문화외식산업에 눈을 돌린듯 싶다.
날씨도 춥고, 이리저리 많은 걱정속에 내려온 고향에서
예전부터 날 둘러싸고 있던
푸르른 호수와 산이 어느새 날 위로한다.
봄은 언제오나 푸념했던 순간이
흩날리는 나뭇잎 위에 내리쬐는 햇볕에
녹아내린다. 이미 봄은 내 앞에 있다.
그다방에서 춘천을 마신다.
호수와 봄, 그리고 산이다.
내리쬐는 봄볕은 싸늘한 바람마져
포근하게 달랜다.
강바람과 산바람이 어울려 춤을 춘다.
그다방에서 춘천을 천천히 마셔본다.
춘천은 달콤쌉사름 그리고 시원했다.